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휴업 명령은 부당하다(노무법인 현장 수행 사건)
▪ 주요 사실관계
- 다국적 IT사의 한국법인인 사용자는 글로벌 본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이에 맞춰 한국법인의 조직을 개편하며 일부 부서를 타 국가 소속으로 통·폐합하였음
- 이후 사용자는 통·폐합된 부서 소속의 근로자 일부에게 직무가 소멸되었다며 희망퇴직을 종용하였고, 이를 거부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대기발령을 통보함(사내 규정에 따라 대기발령 기간 동안 임금은 전액 지급되었음)
- 3개월간의 대기발령이 종료되자 사용자는 해당 근로자들에게 1개월의 휴업을 명하였고, 이후 1개월 단위로 휴업을 지속하여 연장하였음
- 이에 해당 근로자들은 사용자의 휴업 명령은 부당휴업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업 구제신청을 제기함
▪ 주요 쟁점 및 판단
▫ 쟁점
- 휴업 명령의 정당성에 관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 휴업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과도한지 여부 등
▫ 판단
- 이 사건 사용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 사용자의 최근 경영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점은 인정되고 전 세계적으로 관련 직무가 소멸하였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사건 사용자의 조직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직무 소멸 등 실제 이 사건 휴업 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이 사건 사용자의 주장대로 관련 직무가 소멸되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할 필요성이 크고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전보 처분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휴업명령의 정당성에 관한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 이 사건 휴업 명령으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 최소 평균임금 30%의 불이익을 받은 것은 명백하므로,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생활상 불이익이 과도하다.
- 따라서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한 휴업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
▪ 판정의 의의
▫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라며 해고 등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때 휴직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사용자가 그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45조 제1항에 의한 휴업을 실시한 경우, 이러한 휴업 역시 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에 해당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판결)”라며 사용자의 경영상 필요에 따라 시행하는 휴업은 휴직으로서 불이익한 인사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하여 휴직 명령이 취해진 경우 그 휴직 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휴직 명령 등의 경영상의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휴직 명령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휴직 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9.10. 선고 2007두10440판결)”라고 하여 휴직 명령의 정당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위 판단 기준에 따라 이번 사건에서 사용자가 주장하는 휴업의 업무상 필요성은 제출된 자료를 통해서는 확인되지 않는 반면, 근로자들은 최소 평균임금 30%의 불이익을 받은 것이 명백하므로 이번 사건의 휴업은 부당휴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이번 사건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합리적인 판단이라 할 수 있지만, 판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드러납니다.
- 먼저 이번 사건의 사용자는 글로벌 차원의 조직개편에 따라 대상 근로자들의 직무가 소멸하여 불가피하게 휴업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대상 근로자들의 직무는 소멸한 것이 아닌 다른 국가 소속으로 재배치 되거나 병합된 것이었고, 소멸하였다 하더라도 타 직무로의 배치전환이 가능했으며, 심지어 이번 사건 사용자는 휴업 명령 이후 다수의 직무에 신규 채용을 공고하는 등 업무상 필요성 자체가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음에도 판정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점보다는 사용자가 제출한 자료만을 기준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의 판정하였다는 점과
- 부당휴업 사건에서는 대상자 선정기준의 합리성이 정당성 판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살피지 않았다는 점,
- 이번 사건의 근로자들은 휴업으로 인해 월 급여가 삭감되는 불이익뿐만 아니라 상여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임금 인상 적용에서도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경제적 불이익과 함께 휴업이 사실상 무기한 이어지고 있어 매우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이러한 부분 역시 살피지 않는 등 판정 결과와 달리 그 내용에 있어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 이와 함께 이번 사건 사용자는 대상 근로자들에게 휴업을 명령하기 전 해당 근로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친 바 없이 휴업에 대한 노동조합의 항의가 이어지자 사후적으로 매우 형식적 수준에 그치는 협의만을 진행하였음에도 서울지노위는 휴업 과정에서 협의 절차가 준수되었다는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을 하였습니다.
▫ 사용자의 경영상 이유에 따른 휴업은 월 급여의 삭감, 상여금 지급 및 임금 인상 대상에서의 제외 등과 같은 경제적 불이익뿐만 아니라 경력 단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정신적 고통 등과 같은 비경제적 불이익을 수반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매우 엄격하게 그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 특히 이번 사건과 같이 사실상 무기한으로 이어지는 휴업은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우회하며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려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에 있어 휴업의 정당성에 판단 시 그 결과뿐만 아니라 이유를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살펴 사용자가 다시는 휴업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 하지만 노동위원회나 법원은 휴업은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상태임에도 도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이 지급된다는 점이나 해고와 같이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다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그 정당성을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그 결과는 정당하다 할 수 있지만, 판정 내용이 있어서는 기존의 경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할 수 있습니다.
▫ 우리는 단순히 임금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로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기술과 능력을 습득·유지·향상시키며, 직장 내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등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하고 자신의 인격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근로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휴업에 대한 정당성 판단에 있어 노동위원회와 법원은 해고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휴업으로 인한 임금 감소와 경영상의 필요성만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휴업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이유와 경위, 휴업 대상자 선정기준과 범위, 그로 인해 근로자의 인격 실현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 휴업이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근로를 통한 인격 실현을 저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할 것입니다.
▪ 9월 월간 노동현장 소식지
1. 주요 노동소식
-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를 상대로 체결된 단체협약의 주요 내용 및 의미에 관한 내용
- 위장폐업과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판단을 받은 자일대우버스(현 자일자동차)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EDCF 사업의 심사 기준에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 피케팅 중인 노조 조합원 앞에서 법적 조치와 인사상 조치 등 불이익을 예고하는 공문을 낭독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결에 대한 내용
2. 주요 노동판결 및 판정
- 노무법인 현장 수행 사건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휴업 명령은 부당하다고 본 사례,
- 안전·보건 등에 관한 법규준수형 준법투쟁은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이유로 한 징계는 징계사유 자체가 부당하여 무효로 본 사례,
- 임금인상을 주된 목적 중 하나로 파업에 이르렀다면, 공공성 확보 등 근로조건과 직접 관련 없는 현안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파업 목적의 정당성이 부정되지 않아, 이를 이유로 한 징계는 징계사유 자체가 부당하여 무효로 본 사례
3. 노동 Q&A
- 사전 승인을 받지 못한 연장근로 및 1주 52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에 대한 임금청구권 발생 여부 등에 대한 질의
- 기간제로 근무하던 중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 연차유급휴가 산정방식에 대한 질의
- 정규직 처우를 받는 직원에 대하여 계약직 직원이 담당하는 업무를 부여하는 것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질의 및 이에 대한 의견
- 노무법인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