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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법인현장소식

제목 2023년 11월 월간 노동현장
작성자 노무법인 현장
작성일자 2023-12-13



주요 노동판례



인근 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누출 사고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무단이탈이라 하여 징계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 (대법원 : 노동자 승,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 사례)



주요 쟁점

-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의 정당성 여부

- 산업재해발생을 방지하고자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것이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주요 판단

-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 따라서 근로자는 산업재해 즉,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한 사망,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으며 사업주는 이와 같은 사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



해설



지난 2016. 7. 26. KOC솔루션 공장에서 화학물질 티오비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본부는 사고 지점에서 '반경 50m 이내 거리까지 대피하라'는 대피 방송을 하였고, 사고 소식은 사고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이하 회사라 함)에도 전해졌습니다.

- 회사는 소방본부 측으로부터 대피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 이를 기업노조 위원장(산업안전보건위원회 근로자대표)에게 전달하였고, 기업노조와 회사는 각각 직원 중 이상증상 호소자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별다른 이상 징후자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 그러나 당시 현장에 출동한 근로감독관은 회사 측에 근로자들의 대피를 권유했고, 그럼에도 회사는 추가 위험사항이 없어 대피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방본부의 답변을 듣고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지회장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오전 1040분경 작업장을 이탈하여 작업 중이던 지회 소속 조합원 28명에게 대피할 것을 지시하였고, 조합원들은 약 1시간 뒤 작업장에서 모두 이탈하였습니다.

- 사고 후 지회장은회사가 누출사고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는데, 이에 회사는 작업장 집단 무단이탈, 작업 복귀 요청 불응, 허위 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지회장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습니다. 이에 지회장이 정직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지회장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정당한 노조 활동 범위를 벗어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지만,

- 대법원은 화학물질의 분산으로 인한 피해 범위를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웠고, 상당한 거리까지 유해물질이 퍼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사고 지점으로부터 200m 이상 떨어진 공장에서도 오심, 구토, 두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발생했던 점을 비춰 보면 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200m 정도 거리에 있던 회사가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 지회장은 회사의 근로자이자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누출됐고 이미 대피 명령을 했다는 소방본부 설명과 대피를 권유하는 근로감독관의 발언을 토대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대피하면서 지회 소속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대피를 권유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는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정당한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근로자에 대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 이번 사건에서 1심과 2심 법원은 지회장이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당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있는 상황인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거부하였다며, 지회장의 작업중지권 행사는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그러나 작업중지권은 예방의 관점에서 근로자에게 부여된 권리로, 그 범위를 좁게 해석한다면 권리가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법에 명시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의 역치를 너무 높게 잡고 엄격하게 해석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 이에 대법원도 위와 같은 기준으로 작업중지권 행사의 정당성을 판단하며, 지회장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작업중지권의 정당성에 대한 첫 대법원 판결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기 위한 급박한 위험을 판단할 때 이를 행사하는 근로자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고, 나아가 노동조합이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누출된 티오비스는 상온에 노출되는 경우 분해되면서 황화수소를 발생시키는데, 황화수소는 독성이 강한 기체로서 낮은 농도의 황화수소를 흡입하더라도 눈, 코 또는 목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천식환자에게는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짧은 시간이라도 높은 농도의 황화수소를 흡입하는 경우에는 후각이 마비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화학물질입니다.

- 다행히도 이번 사건에서는 심각한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티오비스와 같은 심각한 유해화학물질이 유출된다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는 즉각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임에도 이번 사건에서 회사는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본인들이 취해야 할 조치를 대신한 노동조합 지회장을 징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특히 소방본부의 대피 방송이나 근로감독관의 대피 권유를 모두 무시한 회사가 법에 따른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지회장을 징계하였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산업안전,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후진적인지 단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

 
202311월 월간 노동현장 소식지에는

 
1. 최신 노동소식으로

- 2024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노동법 문제 해설과,

-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 노조법 2·3조의 주요 내용,

- 고용노동부가 또다시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한다는 소식과 그 문제점,

- 정부와 여당, 재계가 주장하는 산재 카르텔의 의미와 그 근거의 타당성,

- 한 사업장에서 수 년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부당노동행위 사례와 의미 등을 담았습니다.

 
2. 이와 함께 주요 노동판례

- 연합단체에 가입하더라도 규약 개정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의결정족수만 충족해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과 의의,

- 노동조합 지회장의 작업중지권 행사를 두고 무단이탈 등으로 징계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과 의의,

- 그리고 뇌심혈관 질병의 업무 관련성 인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뇌출혈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서울행정법원 판결, 근로자 사망으로 지급되는 퇴직금을 유족이 지급받을 경우 이는 상속재산이 아닌 유족의 고유재산이라는 대법원 판결,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연차유급휴가권을 취득한 날부터 1년이 경과한 날이라는 대법원 판결 등을 간략히 담았습니다.

 
3. 노동조합이 기존 요구안을 철회하고 기존보다 큰 폭의 요구안을 제시할 경우 노동조합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와 회사가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의 대응방안,

- 정년퇴직자는 1년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는 사업장에서 정년퇴직자에게 단체협약상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그 정당성 여부,

- 임금협약서에 따른 부속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사용자측 대표자 또는 그 체결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관리자 명의로 체결할 경우, 그 유효성 여부에 대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담았습니다.

 
4. 현장의 목소리로 노조법 2·3조를 즉각 공포할 것을 촉구하는 교수/변호사/노무사/연구자 1,000인 선언문을 담았습니다.

 
5. 끝으로 20225, 임금피크제 유효성 여부에 관한 대법원 첫 판결 이후 5월과 6월 소식지를 통해 판결의 주요 내용과 하급심 판결들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16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그 이후 현재까지 관련 판결들의 주요 내용 및 그 의의에 대해 정리한 자료를 별첨 자료로 보내드리오니, 활동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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