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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무법인 현장] 97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조선하청지회의 투쟁, 그리고 아리셀 참사 1주기
작성자 노무법인 현장
작성일자 2025-06-30



▪ 2022년 4월, 거제통영고성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임금 30% 삭감, 조선업 경기 불황을 이유로 한 구조조정,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조선업계 90%가 넘는 비정규직 확대 등으로 도저히 살 수 없어 노동조합을 결성하였습니다.
- 그리고 그 해 7월, 노동조합 부지회장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치며 0.3평 철창에 스스로를 가두는 옥쇄 투쟁을 이어갔고, 51일간의 파업 끝에 임금협상을 타결하였습니다.
- 2022년 파업 당시 명태균이란 자가 파업에 개입한 녹취가 공개되었고,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보고 직후 대통령은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공권력을 투입할 것을 밝히는 등 강경진압을 예고하였습니다.
- 2022년 파업에 참여한 많은 노동자들이 형사 처벌과 함께 회사는 조합 간부 5명에게 47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으며, 고위험·저임금·장시간 노동이라는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2024년 12월 3일, 노동조합은 국회 앞에서 단식 14일째를, 거제도에서도 조합원들과 함께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 2024년 3분기까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은 68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자신들이 내세운 경영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 하청업체는 원청을 핑계 삼고, 원청인 한화오션은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였습니다.
- 농성을 위한 천막 설치와 전기 공급이 되기까지 노숙 농성 44일을 보내야 했습니다. 병존적 시설 점거 방식의 농성은 법원이 인정하는 합법적 조합활동이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 천막 농성 68일째, 2025년 3월 15일 김형수 지회장은 한화 본사 앞 30m 높이 CC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김형수 지회장이 남긴 말입니다.
- [지금 시각 3월 15일 오전 4시 저는 깊은 고민 끝에 한화본사 빌딩 앞 철탑 위에 올랐습니다. 건너편엔 전태일 기념관이 보입니다. 저 멀리 남산타워와 세종호텔로 가는 길목엔 국가인권위 건물이 보입니다. 30미터 높이에 바람이 불어 흔들리지만, 천막농성장에서는 높아 보이던 한화빌딩이 낮게만 느껴집니다. 470억 손배소송에 2022년 51일 파업투쟁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런 선택을 결행하는 것은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결의입니다.]
 
▫ 고공농성 97일 만에 김형수 지회장이 철탑 위에서 단체협약에 서명하고,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 상여금 인상, 산재 예방, 고용안정 등이 담긴 단체협약입니다. 이번 단체협약 체결에 대해 노동조합은 [선언적 내용이거나 법 조항을 그대로 단협에 옮긴 수준이지만 사측의 일방통행만 존재했던 조선 하청 노사관계를 제도화하는 데 첫걸음을 뗀 것]이라 평가합니다. 완결이 아니라 초석을 마련했다는 의미입니다.
- 한화오션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취하를 준비 중이라 하고, 노사는 진행 중인 모든 고소·고발 사건을 일괄 취하하기로 했다 합니다. 2022년 파업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노동자들의 항소심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 그리고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실질적 권한을 가진 원청 사용자를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하는 노란봉투법 개정을 통해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아리셀 참사 투쟁 경과]
2024. 6. 24. 리튬배터리 폭발로 23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 발생
2024. 7. ~ 9. 화성시청 분향소 앞 시민추모제
2024. 8. 26. ~ 28. 에스코넥·아리셀 대표 박순관 구속을 촉구하며 수원지방법원 앞 철야농성
2024. 10. 10. 아리셀의 모회사인 에스코넥 앞 천막 농성
2024. 12. 23. 법률투쟁으로 전환하며 천막 농성 마무리
2024. 12. 24. 아리셀 제품을 납품받던 삼성전자 본사 앞 투쟁문화제
- 2025. 6. 24. 아리셀 참사 1주기
 
▫ 지난 6월 24일은 아리셀 참사 1주기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추모가 있었던 가운데, 아리셀 참사가 일깨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은 법률투쟁을 중심으로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아리셀 참사는 단순한 산업재해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리셀 참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불법적 고용구조, 형식적 조치에 그치는 위험성 평가 등 실질적 안전보건관리의 부재, 그리고 원청의 책임 회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파견법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노동자파견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을 통해 노동자를 사용하면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합니다.
- 아리셀 측은 메이셀과 구두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구체적인 업무지시는 메이셀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불법파견을 통해 노동자를 사용한 것이 아닌 메이셀이라는 협력업체에 도급을 주었던 것이고, 따라서 인사상 책임은 메이셀에게 있다는 식의 논리를 펼친 것입니다.
- 이에 메이셀은 파견 수수료만 받고 노동자들을 파견한 것이라고 반박하였고, 현재 아리셀 대표이사와 메이셀 대표 등에 대하여는 파견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 이후 고용노동부는 아리셀 참사의 후속조치로 일차 전지 제조업체 43곳, 산업단지 내 영세 제조업체 229곳의 불법파견 문제를 조사했고, 37%가 불법파견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직접고용을 지시하는 시정조치와 관련 컨설팅 제공 등 형식적인 조치만이 이뤄졌고, 강력 처벌이나 불법파견 구조 개선을 위한 관계 법령 개정 추진 등 실질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 참사가 발생한 아리셀공장에서는 2021년 11월부터 참사 전까지 4건의 리튬배터리 폭발사고가 있었고, 심지어 참사 이틀 전에도 비슷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또한 참사 발생 석 달 전 화성소방서는 참사 발생 현장 건물을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지역’으로 지목하고 ‘제품 생산라인의 급격한 연소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를 경고했습니다.
- 그러나 아리셀은 이런 경고를 모두 무시했고 결국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불법파견의 정황이 짙은 가운데 노동자 안전보건관리는 계속 뒷전에 놓였던 것입니다.
- 그럼에도 아리셀은 산업안전공단의 위험성평가 인정심사를 통해 2021년부터 우수사업장으로 지정돼 산재보험료를 감면받고 있었습니다. 아리셀은 형식적인 평가를 통해 안전하다는 서류를 내고, 정부는 이를 심사해서 우수사업장으로 선정한 것입니다. 위험성 평가가 단지 안전보건조치 면피를 위한 형식적 조치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이에 위험성 평가 전 과정에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고, 원청의 개선조치 의무를 명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현재 발의되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 즉 원청에 대하여 관계수급인 노동자, 즉 하청 소속 노동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등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아리셀 대표이사 박순관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나, 경영책임자는 아들 박중언이므로 본인에게는 관련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본인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는 원청 대표를 포함한 경영책임자들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계 노동자들의 안전보건관리에 임하도록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박순관의 행태는 경영자들이 여전히 노동자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도외시하고 처벌을 회피하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엄중한 책임자 규명과 강력한 처벌을 통해 경영계에 경종을 울리고, 몰각되어 가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확고히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 이렇듯 아리셀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법적인 고용구조와 도외시되는 노동자 안전보건관리, 원청의 책임 회피 기조 등 다각적인 불합리를 우리 사회에 일깨우며, 많은 과제를 남겼습니다.
- 아리셀 참사로 허망하게 사망한 분들을 가슴 깊이 추모하며, 유족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법·제도 개선과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해 투쟁하는 모든 분에게도 연대의 마음을 보내면서, 투쟁이 반드시 승리하여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는 산업 현장이 이룩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6월 월간 노동현장 소식지
 
1. 주요 노동소식으로
- 2022년부터 계속되었던 거제통영고성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 배경과 지난 6월 19일 단체협약 체결로 한화오션 철탑 고공농성이 마무리되었다는 소식,
- 아리셀 참사 1주기, 그동안 유가족과 대책위가 진행해 온 투쟁의 경과와 아리셀 참사가 우리 사회에 일깨운 여러 문제점들에 관한 소식,
-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안전운임제 확대를 위해 벌인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법원이 판단하였다는 소식
 
2. 주요 노동판결 및 판정
- 과반수에 의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을 내린 중앙노동위원회 판정례를 통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의 개요와 과반수에 의한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이 있을 때의 주요 쟁점 등
- 근로자가 제3자에게 임금 수령을 위임하거나 대리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유효성에 관한 사례,
-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에 고용된 수리기사와 삼성전자서비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사례
 
3. 노동 Q&A
- 징계위원회의 설치 기구에 대해 학교법인의 정관과 단체협약이 달리 정한 경우,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한 내용,
- 회사의 경영난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른 휴업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와 무급휴직 기간에도 4대 보험 근로자 부담금은 계속 납부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내용,
- 기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기간이 계속근로연수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내용
 
- 노무법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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