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규칙 변경(임금피크제 도입)에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되지 않은 이상 개별적 동의가 과반수를 넘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의 효력이 없다고 본 사례
▪ 사실관계
-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어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사측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통해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나, 당시 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업장 내 과반 노동조합이 아니었음
- 이에 회사는 노사간 합의한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의 내용이 반영된 인사관리규정 및 연봉규정 등의 개정안을 마련하고 사내 전산망에 개정안에 관한 “사규 개정 직원 동의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과 사규 개정 직원 동의서를 게시함
- 근로자가 동의 여부를 표시하려면 위 동의서를 열람하여야 했는데, 거기에는 현행 규정과 개정 규정의 비교표 및 ‘사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였으며, 그 개정 및 적용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전체 취업규칙 개정안(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내용 이외에 대체휴일제, 연차유급휴일, 출산전후휴가에 관한 개정 내용도 포함)에 대해 ‘동의함’과 ‘동의하지 않음’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었음
- 회사가 위와 같이 사내 전산망을 활용하여 개정안에 대한 동의 절차를 진행한 결과 전체 근로자 중 약 78%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동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개정안에 따른 임금피크제가 시행됨
- 이후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친 임금피크제 도입은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함
▪ 주요 판단
① 회사가 지점별 지원팀장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개최한 것 이외에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회의 방식의 설명회를 개최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점, ② 회사가 게시한 공지사항이나 동의서의 내용에 비추어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근로자들이 입게 될 불이익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회사가 부여한 동의 기간과 진행한 동의 절차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집단적 의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하기 어려운 점, ④ 과반수 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과의 합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필요한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을 대체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의견 취합 과정에서 개별 동의서를 받는 방식을 사용할 수는 있으나, 의견 형성 과정에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되지 않은 이상 개별적 동의가 형식적으로 과반수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취업규칙 변경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 판정의 의의
▫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며 취업규칙 변경 절차, 특히 불이익변경시 요구되는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에 따라 과반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위원장 등으로부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한 동의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그 방식에 큰 어려움이 있다 할 수 없지만, 과반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어떤 식으로 받아야 하는지가 문제되어 왔습니다.
▫ 이에 과거부터 대법원은 과반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란,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의미”(대판 1977.7.26. 77다355 등)한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때의 회의방식은 원칙적으로 전체 근로자가 같은 일시에 같은 장소에 모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하여야만 근로자들의 자유의사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다만, 사업의 규모가 크고 사업장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경우 전체 근로자가 같은 일시, 같은 장소에 모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더라도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을 거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란 사용자가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용자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 한편 최근 IT 산업의 발전과 스마프폰 보급 등으로 인해 과반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사업장에서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사내 전산망에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한 각종 자료를 게시하고, 이에 대해 온라인으로 찬반의사를 묻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곤 합니다.
- 이번 사건의 사용자 또한 사내 전산망에 취업규칙 개정 비교표, 개정안 등을 게시한 후 동의 여부 또한 전산망을 이용하여 수렴하는 방식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이에 일부 근로자가 이러한 방식의 임금피크제 도입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적법하게 거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 이에 대해 대법원은
- 일부 관리자만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전체 근로자의 회합으로 볼 수 없다는 점,
- 사내 전산망에 게시된 자료는 임금피크제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을 받게 될지 충분히 인지할 수 없었다는 점,
- 근로자들의 의견 취합 과정에서 과반의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받는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그 의견 형성 과정에는 근로자들 사이에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 의사를 집약하는 회의 방식 등 집단적 의사 결정 방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무효라 판단하였습니다.
▫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과거부터 대법원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요구되는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동의 방법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지배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 사이 상호 의견 교환 및 의사 취합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지만,
- 실무적으로는 이를 악용하거나 편법적으로 적용하여 설명회 개최 후 짧은 시간을 주고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종용 및 강요하거나 사내 전산망에 비교표 및 개정안 등의 자료만 게시한 후 온라인으로 동의 의사를 묻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며 근로자들이 취업규칙 변경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동의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자료 공유만으로는 그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 할 수 없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사용자들의 불성실한 설명이나 단순 자료 게시라는 편법적 행위에 경종을 울려주었습니다.
- 결국 과반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사업장에서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에는 변경되는 취업규칙의 내용과 그로 인한 근로조건에 변화 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진행되어야 하고, 이후 사용자측이 모두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집단적인 논의를 거쳐 의사를 모을 수 있도록 시·공간적 여건이 보장되어야 하며, 가급적 전체 근로자들이 모여 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되, 사업장의 현황상 전체 근로자들이 일시에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없는 경우에는 지역 내지 부서별로 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 2026년 7월 월간 노동현장 소식지
1. 2026년 하반기 달라지는 노동관계법령 및 2027년 적용되는 최저임금
2. 주요 노동소식
-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관한 소식 및 탄력적 근로시간제와의 비교에 관한 내용
- 상계보람아파트 경비원 해고에 주민들이 연대하고 있다는 소식
3. 주요 노동판결 및 판정
- 대학 교원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 제3조를 위헌으로 결정한 사례
- 취업규칙 변경(임금피크제 도입)에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되지 않은 이상 개별적 동의가 과반수를 넘더라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의 효력이 없다고 본 사례
- 구글 계정 타임라인 등을 근거로 산정한 망인의 근무시간을 인정하고, 과로를 인정하여 뇌출혈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
4. 노동 Q&A
- 감사규정의 취업규칙 해당성 여부에 대한 질의
-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의 호선으로 근로자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
- 부서 통합 및 내부 지침 개정에 따라 겸직수당이 미지급되는 것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질의 및 이에 대한 의견
- 노무법인 현장